올해 여름



오랜만에 긴급재난문자가 왔다. 폭염경보. 그래도 오늘은 에어컨 안틀고 살만하네, 싶었는데 조금 움직였더니 훅 덥길래 집안 온도계를 보니 보일러(남향 베란다) 32도, 부엌(서향) 32도, 아직 냉기가 남아있는 거실 에어컨 조차 31도. 날씨 어플 보니 현재 34도. 잠시 에어컨 좀 가동하고 예보 보니 다음주까지 주욱 비슷하다. 8월 첫주는 이게 뭔가 싶다가, 둘째주에는 죽을 것 같더니 삼주차가 되자 이제 몸도 좀 익숙해졌는지 그러려니 ...

지난달 전기세는 2만 5천원 정도 나올거라고 검침원이 알려주고 갔다. 등기부등본상에는 12평으로 되어있는데, 뭔가 어마어마하게 불법(?) 개조되고 확장된 우리집은 일반 아파트로 치면 25평 정도 넓이. 그러고보면 아파트는 공용공간이 거의 반은 잡아먹는군. 거실에 있는 작은 벽걸이 에어컨을 희망온도 28도 절전모드로만 돌려도 금새 시원해진다. 낮에 해가 안들어 시원한 편인 부엌과 작은방은 차단해놓지만 조금 비싸게 주고 산 1등급 제품이라, 집 전체를 돌려도 어느정도 시원해지긴한다. 이제 3년째, 여름마다 팡팡틀고 살았지만 전기세가 2만원대 이상 나온 적이 없다. 이번달엔 조금 더 나올 것 같긴 하지만. 전기세 무서워서 에어컨을 못튼다는 뉴스들을 보면 1등급 벽걸이 에어컨을 사서 팡팡 트세요 ... 라고 말해주고 싶은 여름. 단, 집이 작아야합니다 :)

지난달에 알라딘 회원 중고로 올린 책들이 거의 다 팔렸다. 정산해보니 6만 5천원 정도. 그냥 알라딘에 팔았으면 그 반정도 받았을텐데, 조금 귀찮아도 회원거래로 파는게 훨씬 났네. (팁 : 올라와 있는 거래매물중에 최저가로 설정하기, 무료배송금액 적절히 설정하기) 판매요청이 들어오면 일일이 포장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한데, 그동안 택배로 받았던 수많은 뽁뽁이와 포장지들은 다 버리고 없어서 적당한 크기의 쇼핑백들을 활용했다. 나름 장마철이니 비닐로 한번 싸고, 알맞은 크기의 쇼핑백에 넣어서 박스테이프로 모서리부분을 잘 붙이고. 어떤 책은 률바이가 포장해왔던 카페베네 빙수 포장지에 딱 맞았다. 베스킨라빈스 + 멘디니 콜라보 쇼핑백도 포장해놓고보니 너무 예뻐서, 이거 받는 분들도 참 기분 좋을 것 같다는 생각. (아닌가? ㅋㅋㅋ)

8월도 반이 갔다. 아침부터 은재가 읽던책, 내가 읽던 책이 널부러져있는 거실. 4일만에 은재 어린이집 보내고, 4일만에 처음으로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 살 것 같다. 아이는 너무 예쁘고, 너무 사랑스럽지만 둘이서 하루종일 붙어있다보면 미쳐버릴 것 같을 때가 있다. 나같은 사람은 결혼도 하지 말고 아이도 낳지 않는게 여러사람을 위해서 좋은 일이었을텐데. 내가 이렇게나 평범하게 살고 있다는게 가끔씩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신기하다. 힘들다 힘들다 해도, 부족한 것 하나 큰 걱정거리 하나 없는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이지만 외로울 틈이 없다는게 나에게는 독이다. 

둘이 있을땐 시간이 그렇게 안가더니 혼자 있을땐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걸까.
오늘 저녁 반찬은 뭘 해야하나.

덧글

  • 다이시 2016/08/17 08:20 #

    저는 스물한살때쯤부터 평범한 삶을 동경했는데 평범해지기는 너무 힘들어요.
    뭔가 평범이란거에 기준을 둬 버리니 이게 그 평범함에 맞추려고 아등바등 하고 있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리고 에너지효율1등급 진짜 중요한것같아요 ㅋㅋㅋㅋ
  • 노을 2016/08/18 15:31 #

    저는 20대 후반에 ... 평범하게 살게 될까봐 너무 두려우면서도 그렇지 못할까봐 두렵다. 고 생각했었어요 ㅋㅋㅋ
    사실 평범의 기준이 보통 결혼이랑 아이 정도라. 참 별거없는데 ... 주변 사람들 보면 평범하게든 아니든 ... 참 그사람들 답게 살고 있더라고요. 저도 저답게 살고 있는거라고 생각하기로 ...

    벽걸이 에어컨(1등급)을 찬양합니다 ㅎㅎㅎ
  • watermoon 2016/08/19 01:29 #

    저희도 벽걸이 에어컨 1등급인데 거실에 못달고 안방에 달아서
    호랑이가 잘때 말거는 안있어요 ㅠ ㅜ
    그래서 날마다 밖에 나가서 낮잠시간까지 버티다가 집에와서 에어컨 틀고 같이 뻗어서 낮잠잤어요.
    진짜 더워도 너무 더워요
  • 노을 2016/08/20 01:25 #

    오늘도 역시나 열대야네요 ㅠㅠ 정말 에어컨 없이 버틸수가 없는 ... 안방문앞에 선풍기 틀어서 냉기를 집으로 퍼뜨려보심은 어떨까요 ㅠㅠ 저희도 에어컨 거실에만 있지만 집 전체로 다 쏘거든요 ... 집이 작아서 가능하지만 ㅠㅠ 힘내세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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