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어제는 밤새도록 비가왔다. 보통 밤에 아무리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휘몰아치다가도 아침에는 촉촉하게 개어있곤 했었는데 오늘은 아침까지 계속 비가 내리고 있더라. 오늘은 황금같은 휴일인데 아침부터 전화벨에,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에 꿀같은 늦잠을 즐기지 못했다. 흑흑. 비록 어제가 공휴일이라 늦잠 실컷 잤지만. 어쨋든 오늘은 침대에서 딩굴거릴 요양으로 노트북을 가져와서 어제의 라천을 다운받고 있는데(...) 전기가 나갔다. 아. 전기가 나갔다. 노트북도 곧 꺼졌다.

쉽게 체념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달에 하도 무거운 소설들을 많이 읽어서 이번에는 가벼운 수필이나 에세이같은 걸로 몇권 빌려왔는데. 이게 또 너무 가볍다보니 진득하게 읽어지지가 않는다. 어쨋든. 전기가 다시 들어와서 겨우겨우 다시 파일을 찾아서 받고 있는데. (20메가짜리 파일인데 한시간정도 걸린다는...) 또 전기가 나갔다.

지루하게 내릴 것 같던 비가 그쳤다. 전기는 들어왔지만 라천을 다시 받을 의욕은 생기지 않고 대신 식욕이 동했다. 오랜만에 뭔가 구색을 갖춘듯한 브런치가 먹고싶어졌다. 아 브런치. 꽤나 내가 사랑하던 개념이었는데. 주말의 브런치.
며칠전에 해뒀던 두부스테이크를 굽고, 케찹이 없어서 손수 만들었던 토마토 소스에 파스타를 삶아 곁들였다. 한번 볶아서 스파게티로 만들기가 귀찮아서 라기보다 오늘은 차가운(시원한?) 샐러드로 먹고 싶었던거다. 뭔가 그림이 그럴듯하게 안나와서 사진은 안찍었지만. 잠옷차림으로 대충 서서 먹었는데 오늘의 브런치란 이름으로 사진을 올리기도 좀 그래. 브런치라 하면 자고로 베란다에서 나른한 햇살을 쬐면서, 베란다 프로젝트의 음악을 들으며 먹어줘야 하는데. 아 베란다 프로젝트. 나는 라디오는 사람들이 올려주는 족족 받아서 들었는데도(그것도 이번주가 마지막이다. 이 노트북은 잠시 빌린 것일 뿐. 무제한 인터넷도 ㅠ) 도대체 왜 인지 다들 음악은 잘라서 녹음하기에. 아직도 음악은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고보면 우리집엔 베란다가 있는데. 길가의 모퉁에에 있어서 쌓이는건 먼지뿐이라 굳게 문을 닫아두고 한번도 나가보지 않았다. 저 베란다 아니라도 버려둔 방도 하나 있는데 뭐. 버겁다 버거워. 집청소를 하도 안해서 이제 이건 집인지 숙소인지 임시거처인지 분간이 안된다. 청소도 해야되고 - 페인트칠 벗겨진 벽도 좀 어떻게 하고 싶은데. 가구도 좀 더 사야되고 패브릭 소품도 만들게 많은데.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는거다. 뭐 띡띠기들과 개미들과 거미들과 함께 살다보니 내가 아무리 부지런히 청소를 해도 그들의 개체수를 따라갈 수는 없으므로 뒤치닥거리 하는데 지쳐가지고.

어쨋든 오늘의 브런치는 아이스모카코코아 (카페모카라기엔 코코아가 더 많이 들어감)로 마무리.

라천은 어느 친절한 동닷민이 메일로 보내 주셔서 받는 중. 아 동닷민들은 다들 너무 친절해. 어디 라디오 녹음해서 메일 보내주는 대행사 같은거 없나. 오늘 텐텐은 고릴라로 한번 들어봐야지.




























photo by 효영


어느 4월 나의 부엌. 지금은 개미가 집지은것같다. 세스코가 필요해.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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